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고 누가 부르짖지 않아도 밥이 건강에 중요하다는 건 다 잘 안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도 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라면 보리고개의 춘궁기를 떠올리던 그 세대가 지금은 온갖 음식이 넘치는 뷔페 레스토랑에 앉아 먹은 접시 수를 헤아리고 있다. 자장면이 유일한 외식이던 시절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로변 음식점 간판들이 미각을 유혹하는 시절로 바뀐 것이다.
요셉이 치리하던 애급시대에 7년간의 풍년에 이은 7년간의 흉년을 슬기롭게 넘기도록 하나님이 꿈을 통해 지혜를 주셨다고 한다. 요즘 한국 사람의 밥상위에선 풍년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불과 20~30년전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하지만 마침내 이 풍성한 식탁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유아사망율이 줄고 평균수명은 늘어났다. 이에 따른 노년인구 증가는 실버산업의 융성을 예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노년세대의 많은 분들이 각종 만성질환과 성인병에다 급기야 암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통증클리닉에 다니고 병원 예약시간 맞추는데 분주하다.
그 원인을 산업화 이후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음식과 약국 탓으로 돌린다면 지나친 말일까? 음주가무를 즐기는 민족성이라 먹고 마시는데는 일가견이 있고 아스피린과 페니실린이면 만병이 프리 패스한다고 믿었던 부모님 세대는 고생도 많이 하셔서 고생 끝에 낙이 와야 할텐데 오히려 병이 오다니…. 우리 주변의 많은 분들이 이런 불우한 노년을 보내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어제와 오늘의 먹거리가 내일의 나를 만든다. 의심할 바 없이 우리의 몸은 동적 평형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내 몸의 세포는 매순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죽고 만들어 지고를 반복한다.
예를 들면 표피를 구성하는 세포는 4주가 지나면 전부 새 것으로 바뀐다. 그러면 아토피 환자의 표피 세포는 왜 새 것으로 바뀌지 않는가? 여기서 아토피 환자의 몸과 그가 먹은 음식의 잘못된 만남이 아토피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규명할 실마리를 찾기 바란다.
많은 먹거리가 상품화되어 잘 닦여진 신작로를 따라 농촌이고 어촌이고 어디든지 산골 깊숙이 들어가 밥상의 질서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몸의 질서를 문란시키고 있다. 비단 음식뿐 아니다. 사람의 필요보다 훨씬 많은 재화가 편리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다.
끝없는 풍요의 끝에 지독한 흉년이 오면 생명의 끈을 붙잡기에 연약한 씨앗들이 돌짝밭에서 나딩굴고 가시덤불에 치일까봐 지레 염려된다. 음식은 아직 그 근원이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음양과 오행의 원리로 짜여져 있기에 8체질에서 정하는 기준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과연 나와 저 음식은 어떤 인연인지 곰곰히 따져보라. 그러면 건강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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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의 지혜 <전신철 박사의 체질건강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