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에는 양생법이라고 하여 자신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이 방법들 중 정신건강에 관한 내용이 있는데, 바로 ‘허심합도(虛心合道·마음을 비우면 도와 합하게 된다)’란 것이다.
‘사람에게 무심하면 도와 합하며, 욕심이 있으면 그 이치와 멀어진다. 오직 이 없을 무(無)자 한 자는 모든 현상을 다 포괄하고 있으므로 끝이 없으며 만물이 생겨서 없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몸을 단련하는 요령은 욕심을 없애고 정신을 통일시키는 데 있다. 정신이 통일되면 기(氣)가 모이고 기가 모이면 단(丹)을 이루며 단이 이루어지면 형체가 든든해지고 형체가 든든해지면 정신이 건전해진다.’
인체에는 생기(vital energy)가 있는데, 생기가 있어야 삶에 대한 의욕도 생기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도 생기며, 자신의 최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생기는 바로 마음을 비웠을 때 강해진다고 동의보감은 가르치고 있다. 즉 사람이 마음을 비우고 안정을 하게 되면, 자기 자신의 가장 이상적인 상태로 자신을 만들고 이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균형 상태를 조정하는 능력이 스스로 발휘된다는 설명이다. 이런 설명은 명상 상태에서는 집중력도 올라가고, 또 어떤 일을 할 때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면역력도 향상된다는 여러 보고를 통해 과학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건강을 위한 여러 노력이 있을 수 있지만, 마음을 비워보는 노력은 어떨까. 이 방법은 단지 마음의 평온만을 얻기 위한 작업이 아니라, 몸을 건강하게 하는 마음 자세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
|
虛心合道… 마음 비우면 면역력 커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