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15년 3월 31일] 아헹가 요가 국내 1인자 현천스님
현천 스님이 요가명상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벨트를 이용한 아헹가 요가를 지도하고 있다.
아헹가 요가 국내1인자 현천 스님, ‘집에서 하는 요가’ 교본 선봬
요가경 해설서 '요가 수트라'와 요가 교본 ‘현대인을 위한 요가’ 잇따라 펴내
인도 아헹가 요가의 보급에 앞장서 온 현천(56, 조계종 대구 청량선원 선원장) 스님이 아헹가 요가 창시자 B.K.S. 아헹가가 해설한 요가경전 ‘요가 수트라’ 의 한국어 번역판을 출간한데 이어, 누구나 쉽게 아헹가 요가를 따라할 수 있도록 한 요가교본 ‘현대인을 위한 요가’를 잇따라 펴냈다. 요가 교본에는 동영상 파일도 수록돼 있다.
스님은 “육체가 올바르지 못한 상태에서 좌선만 오래하다 보면 오히려 몸이 흐트러질 수 있다”며 “요가를 통해 올바르게 앉고, 서고, 눕는 것만 잘해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요가의 정점이 바로 선(禪)”이라고 강조했다.
현천 스님은 “영국 지배기를 거치면서 인도에서도 제대로 된 요가는 거의 없어지고 형식적인 요가만 남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아헹가 선생이 전통 속에서 요가를 혁신해 재발견함으로써 전 세계에 수천만 사람들이 요가를 할 수 있도록 보급하는데 크게 공헌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아헹가 선생은 인체를 해탈한 탁월한 안목을 가졌으며, 아헹가 요가는 벨트와 로프, 그네 등 다양한 버팀대를 사용함으로써 초보자도 쉽게 자세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몸이 굳은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것도 아헹가 요가가 가진 장점이다.
현천 스님은 출가 전 대학생 때부터 요가 수련을 시작했으나, 출가 후 선방을 다니다 해탈의 도구로서 육신의 중요성을 느끼고 인도를 찾아 아헹가 선생으로부터 요가를 배웠다. 그가 스승으로 모셨던 아헹가 선생은 지난해 8월 96세 나이로 별세했다. 선생은 임종전 호흡 장애를 겪고 있었지만, 인위적 연명 치료를 거부하고 끝까지 완전한 의식 상태에서 숨을 거뒀다. 아헹가 선생이 창시한 요가는 현재 70여 개 국에서 수련되고 있으며, 아헹가는 생전에 요가계 불후의 명저인 ‘요가 디피카(Light on Yoga)’를 비롯해 14종의 저서를 남겼다. 그는 책에서 보이는 육체 수련을 통해 보이지 않는 깨달음으로 향해 나가는 과정을 놀라우리만치 섬세하게 밝혀 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02년 아헹가에 대해 “누구도 아헹가만큼 서양에 요가를 전파하는 데 많은 일을 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현천 스님은 지난 10여 년 동안 서울과 대구(2곳), 부산 모두 네 곳의 아헹가 요가센터를 세워 보급에 나서는 한편, 아헹가의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누구나 집에서도 따라 할 수 있는 요가 동영상을 만들려고 생각한 것이 10여 년 전이었는데, 이제야 내게 됐습니다. 동영상을 보고 따라 하는 사람들이 다치지 않도록 배려하고 건강뿐 아니라 몸매와 체형 관리도 함께 고려하느라 늦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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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천 스님이 펴낸 요가교본 ‘현대인을 위한 요가’와 ‘요가경전 ‘요가 수트라’. 좌측 작은 박스는 요가교본 동영상 파일이다. |
현천 스님은 요가 자격증이 남발되는 현상을 경계한다. 20년, 30년을 해도 부족한 게 요가인데, 요즘은 서너 달 배우고 요가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많고 요가의 틀도 자꾸 변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요가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에서 그는 이번에 펴낸 책들이 요가 재정립의 척도가 돼주길 기대하고 있다.
대구에서 3년째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요가를 지도하고 있다는 현천 스님은 중학교 때부터 매일 요가를 한 시간만 하면 반드시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오랜 시간 공부에 집중하는 능력을 키우는데도 요가가 좋다고 권했다.
"사회가 건강하려면 학생들이 건강해야 하고, 스님들도 정신수행과 함께 육체수행을 챙겨야 합니다. 건강은 상품이 아니예요, 땀을 흘려야 얻을 수 있지요."
세계일보 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