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닫고 싶다면… 건강한 몸부터
-아헹가 요가 보급 앞장 현천스님 직접 동영상 제작·출연, 책도 내
화면 속 세 여성은 몸에 딱 붙는 운동복을 입고 팔다리를 꺾는다. 여기까진 보통 요가나 헬스 건강 비디오와 같다. 그런데 그들 뒤편에 승복을 입은 스님이 서 있다가 하나하나 동작을 교정한다. 죽비로 툭툭 치면서. "여기선 무릎을 이렇게 해야 안 다칩니다." "이때는 등을 이렇게 펴야 합니다." 10년 넘게 아헹가 요가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현천(玄天·55) 스님이 최근 ``요가 수트라``와 함께 ``현대인을 위한 요가``(이상 선요가)를 출간하면서 부록으로 제공하는 동영상이다. 법문이나 대중 연설이 아닌 요가 동영상을 스님이 직접 출연·제작한 것은 이례적. 그는 서울과 대구, 부산에서 요가 센터를 직접 설립해 운영하고 대구의 고교 2곳에서도 무료로 고교생들에게 요가를 가르치고 있다.
아헹가 요가 보급을 위해 동영상까지 제작한 현천 스님이 요가 동작을 취하고 있다. 그는 "일반인들이 다치지 않고 요가를 배울 수 있도록 동영상을 만들었다"고 했다. /현천 스님제공
대학교 때 처음 요가를 접한 스님이 본격적으로 빠져든 것은 30대 초반 출가 후 백양사 승가대학과 동국대 대학원을 거쳐 전국의 선방에서 수행하면서부터. 과거 참선과 농사를 병행하던 시절과 달리 좌선에 집중하는 요즘 수행 방식은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수행에도 건강한 육신은 필수"라며 "좋은 차가 목적지에 빨리 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인도로 건너가 전통 요가를 현대적으로 종합한 요가 대가 아헹가(1918~2014) 아래서 집중 수련한 그는 귀국 후 백담사 무금선원 무문관에서 3년 동안 지내면서 요가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했다. 그래서 이후 동안거, 하안거를 마치면 수시로 인도로 날아가 요가 수련을 했고, 대구 동화사 교무국장을 하던 2004년부터는 대구 시내에 요가 센터를 내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보급에 나섰다.
"현대인들은 비축병(備蓄病)에 빠져 있다. 건강하지도 못하고 미래에 대한 자신도 없으니 자꾸 모으게 되는 것"이라며 "요가를 통해 건강과 자신감을 찾게 되면 덜 먹어도, 덜 가져도 마음이 든든해져 비축병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고 했다. 20여년 출가 생활의 절반은 선방 수행, 절반은 요가 보급에 바친 셈인 현천 스님. 그는 "이제 동영상까지 만들어 다치지 않고 일반인들도 수행할 방법을 알렸으니 올겨울부터는 다시 선방에 들어가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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