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요가 수행 디피카』를 접했을 때, 명료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끌림을 느꼈습니다. 이후 『요가 디피카』를 구입해 약 2년 동안은 독학으로 요가를 수련했습니다. 때가 되어 직접 스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지금은 스님의 지도 아래 지도자 과정 20기부터 이어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나름 유연하고 강직하다고 자부하며 여느 요가인들 못지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첫해 첫 수업에서 곧바로 깨달았습니다. 나는 너무 부족했고, 지금의 어설픈 마음으로는 어림도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 후 1년간의 수련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는 시간을 얻었고, 여러 선생님들과 상승에너지를 나누며 정말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첫 수료식에서 나름 성장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봄,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다시 겸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부족했고 함께 하는 이들 역시 각자의 수행에 충실했으니까요
그리고 가을, 또다시 찾아온 봄— 그렇게 반복되는 수련을 이어가며 삶을 수행으로 바라볼 때마다 끊임없이 부족함을 느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자세를 정렬시키는 과정은 내 삶을 교정하는 과정임을 알아차렸습니다. 몇 해가 지나 수행 자체가 삶의 일부가 되고, 요가가 내 주변에 늘 편재해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여전히 멀었다는 생각뿐이지만, 나는 하심으로 부처님께 절을 올리게 되었고, 예전엔 가끔 찾던 산과 여러 사찰이 이제는 편안히 내 집처럼 느껴집니다. 삶은 여전히 행불행의 반복이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되었고, 기쁘고 슬픈 일들 속에서도 내 의식이 흔들리는 크기는 이전보다 훨씬 작아졌습니다. 분명한 것은, 요가를 알기 전과 후의 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요가를 하기 전의 나는 지금 돌아보면 삶 자체가 시끄러웠습니다. 크고 작은 파도들을 넘어가며 매 순간 생존으로 채워갔다면 지금은 매 순간을 있는 그대로 깨어 살아갑니다. 시간과 감정을 허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요. 현재 한국 요가에서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지만, 내가 믿는 확실한 길은 유가 선원에서의 수행을 통한 정진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길 위에서 매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곳 유가선원에서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5년 가까이 요가를 하면서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진 점이 있다면 그것은 관찰력입니다. 그것은 내 몸과 내 정신이 직접 겪고 느낀 경험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상에서 보이는 자극적인 요가 동작들이 분명 잘못되었다는 판단이 듭니다. 우리는 완성된 자세, 완성된 삶을 보고 자극을 받으며 희망을 느낍니다. 그리고 과정은 뒷전이 됩니다. 완성된 모습에만 매료되어 과정 자체를 생략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과정이 중요합니다. 어두운 길 한가운데서도 나를 의지해 나아갈 힘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 스승의 존재는 아주 중요합니다. 현명함과 정직함을 넘어, 힘써 나아가는 스승을 만나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불가에서 자주 말하는 인연, 올바른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인생의 큰 복이며 행운입니다. 반대로 그릇된 스승을 따르는 것 또한 결국 자신의 업일 수 있습니다. 되돌아보면 됩니다. 지금 내 삶의 위치를 명확히 직시하면 보입니다. 내가 올바른 길 위에 있는지, 스스로의 힘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과정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각자가 어둡고 험한 길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그 길 위에서 등불이 있다면 얼마나 큰 위로와 힘이 되겠습니까? 그러나 그 등불은 스승의 존재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 스승에게 의존하거나 기대서는 안 됩니다. 스승은 그 힘을 갖출 수 있도록 엄격히 지도할 뿐입니다. 나 스스로 힘이 되어 오만했던 자신을 버리고, 진정한 전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님 가르침 아래 항상 되새깁니다.
" 결합된 것은 흩어진다. 방일 하지 말고 정진하라. "
모두 용맹하게 정진하십시오. 긴 글 읽어주신 도반님들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2025년 9월 마음을 담아. |
정진
